최상위 목표 파악, 어떻게 하면 좋을까?
최상위 목표 파악, 어떻게 하면 좋을까?

최상위 목표 파악, 어떻게 하면 좋을까?

보고서 작업 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맥을 제대로 짚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최우선으로 챙겨야 하는 것은 최상위 목표 파악, 즉 보고서의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다.

보고서 무당이 될 수 있는 3가지 방법

내가 써야할 보고서의 맥락과 배경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회사 또는 상사의 마음을 말 그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보고서 무당’이 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최상위 목표’ 파악, 두 번째는 ‘틈만 나면 싱크’, 마지막 세 번째는 바로 ‘레버리지’이다.

그냥 들으면 이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여기 나와있는 ‘보고서 무당’이 될 수 있는 3가지 방법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당장 내일부터 본인의 업무에 적용을 해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핵심 요령을 잘 정리해서 제때 적시에 잘 알려주는 상사나 멘토가 주변에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많은 직장인들이 이 단순한 요령을 깨닫기 위해 짧게는 수개월 ~ 길면 수년을 홀로 맨땅에 헤딩을 하면서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 최상위 목표 파악 ⓑ 틈만 나면 싱크 ⓒ 레버리지란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내 소중한 인생의 몇 년을 아낄 수 있는 3가지 방법에 대해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씩 순서대로 알아보도록 하자.

최상위 목표 파악 중요성

가장 먼저 알아볼 항목은 바로 ⓐ 최상위 목표 파악 이다. 여기서 ‘최상위 목표’란 무엇일까? 우리가 보고서를 써야 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최상위 목표’란 말 그대로 해당 보고서 또는 프로젝트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나 목적을 의미한다. 보고서 작업을 할 때 ‘최상위 목표’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비슷한 요청이 들어와도 바로 이 ‘최상위 목표’에 따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나 도출해야 하는 메시지, 아이디어가 완벽하게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최상위 목표’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아래의 간단한 예시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최상위 목표 파악 예시
최상위 목표 파악 예시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이러한 요청을 받았다고 가정을 해보자. “요리 좀 해줘”라는 요청을 받은 우리의 머릿 속에는 어떤 생각과 질문들이 떠오를까?

‘누가 요청하는 거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걸까?’

‘언제 먹고 싶어하는 걸까?’

‘이 사람이 싫어하거나 못먹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어떤 분위기와 플레이팅이 어울릴까?’

“요리를 해줘”라고 하는 간단한 질문이지만 (보고서를 쓰는 것에 비해서는) 실제 재료를 구매하고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미리 고민하고 체크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분위기 있는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연인이 “요리 좀 해줘”라는 요청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이때는 아마 당연히 세련된 분위기에서 직접 정성을 다해 만든 예쁜 플레이팅의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메뉴는 왠지 파스타나 스테이크 같은 양식이 어울릴 것 같고, 센스 있는 선물과 편지도 함께 전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만약 정반대의 경우라면 어떨까? 현실 속에서 일어나기 쉽지는 않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앞서 살펴본 예시와 명확한 대조를 해보기 위해 이러한 경우를 한 번 가정해보도록 하겠다. 예를 들어 무인도에 갇혀 1주일 간 굶다 살아난 친구가 있다고 해보는 것이다. 지난 며칠간 제대로 밥도 물도 먹지 못한 친구가 허겁지겁 나한테 달려와서는 “요리 좀 해줘”라고 하면 나는 어떤 요리를 해주어야 하는 것일까? 당연히 분위기고 뭐고 일단 아무거나 좋으니까 죽기 전에 뭐라도 해서 먹여만 할 것이다. 따로 요리하지 않아도 바로 먹일 수 있는 남은 찬밥이나 치킨이 있다면 아마 더 좋을 것이다. 

같은 요청, 다른 니즈
같은 요청, 다른 니즈

이렇게 “요리 좀 해줘”라고 하는 간단한 요청임에도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는 같은 요청이라도 그 요청을 한 사람의 ‘최상위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게 “요리 좀 해줘”라고 말한 연인의 부탁 뒤에는 ‘너와 오붓하게 분위기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라는 최상위 목표가 숨어 있는 것이고, 반대로 같은 요청임에도 1주일 동안 굶은 친구가 말한 “요리 좀 해줘”라는 부탁 뒤에는 ‘나 죽을 것 같으니까 얼른 뭐라도 배를 채우게 해줘’라는 최상위 목표가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최상위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요리 좀 해줘”라는 응답에 맥락 없이 상대방이 원한 음식과 전혀 다른 음식을 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기념일에 연인에게 찬밥에 먹다 남은 치킨을 주거나, 당장 굶어서 죽을지도 모르는 친구에게 맛있는 스테이크를 해줄테니 3시간만 기다리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요청 뒤에 숨은 진짜 의미, ‘최상위 목표’가 중요하다는 점은 회사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회사라서 더 중요하다. 내게 “보고서 좀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는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최상위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밤을 새서 열심히 일해도, 아무리 멋지고 그럴듯한 보고서를 만들어도 상사나 회사가 원하는 정확한 니즈를 제대로 채울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사가 내게 “회사 소개 자료 좀 만들어 주세요”라는 요청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회사 소개 자료라고 해서 다 같은 회사 소개 자료일까? 이 역시 ‘최상위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자료의 결, 분량, 양식, 디자인 등이 모두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입 사원 채용을 위해 아직 20대 초반의 파릇파릇한 대학생들에게 회사를 소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신입 공채에 지원하는 학생들이라면 아마 아직 사업에 대한 경험도 별로 없을 것이고, 산업에 대한 지식도 많지가 않을 것이다. 신입 사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회사의 명성, 월급, 복지 그리고 내가 그 회사로 가서 어느 팀에 가서 누구와 일하면서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을지 같은 것들일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컨설팅 보고서와 같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렵고 분량도 100장이나 되는 그런 자료를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디테일한 산업 동향, 경쟁 상황, 재무 수치 같은 것들은 크게 필요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우리 회사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상징적인 성과들을 간단히 보여주고 어떤 부서, 어떤 역할로 신입 사원들을 채용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회사가 자랑하는 몇가지 복지 사항과 함께 서류 지원, 면접 등 채용 프로세스 상의 약간의 노하우를 알려주면 더 좋아할 것이다. 발표 자료는 처음 이 자료를 보는 사람도 쉽게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간결하게 만들고, 발표 시간에 따라서 적절히 10-20장 정도로 분량을 조절하면 되는 것이다.

실제 사례
실제 사례

만약 똑같이 “회사 소개 자료 좀 만들어 주세요”라고 했는데 사실 이 자료가 회사의 중요한 투자 유치를 위해 만드는 자료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이 자료를 보는 사람들은 풋풋한 새내기 대학생이 아니라 적어도 수십억 원, 많으면 수백~수천억 원의 자금을 집행하는 전문적인 금융 기관들이 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큰 금액을 투자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반 자료가 되는 만큼 이럴 때 만드는 회사 소개 자료는 상당한 전문성과 디테일, 그리고 정합성을 요구한다. 투자자들이 회사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소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중요한 시장 동향, 경쟁 상황, 재무 수치 등을 모두 설명을 해줘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영어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분량도 10-20장으로는 대개 부족하며 적어도 40-50장, 많으면 100장 가까운 방대한 자료를 준비해야 할 때도 있다. 자료의 디자인도 아주 화려하고 예쁜 그런 디자인은 아닐지라도 깔끔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정도로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자료에서 특히 줄맞춤과 띄어쓰기, 맞춤법 같은 것들이 틀리면 자료의 신뢰도나 기업에 대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디테일한 것들도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필수이다.

이렇듯 같은 요청이 들어와도 ‘최상위 목표’에 따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완벽하게 달라질 수 있다. “보고서 좀 써주세요”라고 하는 그 간단한 요청 뒤에 숨어 있는 함의와 ‘최상위 목표’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어하는 아직은 어리고 풋풋하기만 한 대학생 친구들에게 너무 어렵고 복잡하고 외부로 누설해서도 안되는 산업 기밀이나 재무 수치를 공개하거나, 수백억 원을 집행하려는 진지한 투자자에게 회사의 복지나 채용 프로세스만 잔뜩 설명하고 있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최상위 목표 파악 방법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최상위 목표’를 잘 파악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해당 보고서에 대한 요청 또는 해당 프로젝트가 발제된 배경·맥락에 대해서 충분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특히 회사 또는 상사가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의도를 정확히 파악을 해야 한다. “보고서 좀 써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은 그 순간 바로 책상에 달려가 파워포인트와 구글을 켜는 대신, 우리의 ‘더듬이’를 뾰족하게 세우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미리미리 꼼꼼하게 체크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요청을 받은 상황을 가정해보자.

말 그대로 회사의 해외 진출과 관련된 내용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무언가 보고서의 형태로 정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상황이다. 이럴 때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 미리 ‘더듬이’를 세우고 물어봐야 하는 질문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일단 “회사가 해외 진출을 고민 중인데 관련해서 조사 좀 해주세요”라는 요청 하나만으로 작업을 시작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정보가 너무 많다. 왜 갑자기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하는지, 정확히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 어떤 부분들에 대한 조사를 해달라고 하는 것인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미 상사나 회사가 머릿 속에 염두에 두고 있는 국가나 제품, 진출 방식 등이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다른 업계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OO 회사가 해외 사업을 통해 재미 좀 보고 있대’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회사는 도대체 어떻게 해외 사업을 전개해서 현재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 등이 궁금한 상태인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단순 매출 확대라고 하면 국내에서 신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방법일텐데 왜 꼭 굳이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미리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적절한 질문들을 통해 맥락과 배경을 파악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이렇게 우리가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반드시 꼭 필요하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최상위 목표’ 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회사가 해외 진출을 고민 중인데 관련해서 조사 좀 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고 무작정 일을 시작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아마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국가, 수많은 기업의 사례를 일일이 하나하나 다 찾아봐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다. 그런데 몇가지 간단한 질문으로 우리가 조사해야 하는 대상이 미국, 일본 2개 국가와 A업체, B업체 2개 업체로 좁혀진 것이다. 이 부분을 미리 확인하지 않고 작업을 했다면 필요한 조사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 10배 이상은 더 소요가 됐을 것이다. 회사가 전혀 관심 없는 국가나 기업에 대해서 조사를 하면서 수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 외에도 항상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항목들이 있다. 바로 언제까지 누구에게 보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또한 해당 작업과 관련해서 회사가 과거에 이미 조사했거나 작업한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이렇게 우리는 상사를 대상으로 2-3일 내에 작성해야 하는 팀 내 커뮤니케이션용 보고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 일본 시장 진출과 관련하여 A업체, B업체의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한 뒤 이를 핵심 정보 중심으로 빠르게 정리해서 상사에게 전달을 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30-40장 짜리 디자인이 엄청 화려한 PPT 슬라이드를 만들 필요는 없고, 워드로 1-2장 정도 간결하게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하면 되겠다는 생각까지 해볼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조사 범위도 ‘다른 곳들은 어떤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는지’라고 하는 것으로 범위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 진출과 관련된 무한한 정보를 모두 다 찾고 있는 대신, 다른 업체의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효율적인 리서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상위 목표 파악 전후
최상위 목표 파악 전후

만약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정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면서 해외 진출과 관련된 세상 모든 자료를 다 찾고 검색하느라 수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을 확률이 높다. 세상에 존재하는 200여 개가 국가를 다 하나하나 조사하고 있다든지, 온갖 보고서와 기사들을 두서 없이 쌓아 놓고 읽게 되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기존에 회사에서 이미 조사하고 정리한 것을 또 다시 조사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기간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게 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렇게 맨땅에 삽질하듯이 노력해서 결과라도 잘 나오면 다행이지만 보통 이렇게 상대방과 합을 충분히 맞추지 않은 상태로 진행하는 일들은 결과도 영 마땅치 않을 때가 많다. 밤은 밤대로 새고, 며칠 몇주를 꼬박 보낸 다음 보람 없는 피드백만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생각한다. ‘아, 왜 내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회사가 원하는 건 뭘까?’, ‘보고서 쓰는거 너무 싫다’라고 말이다.

Clarification, 이래서 필요하다

이렇듯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사전에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업무의 범위와 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사전 질문들을 그때그때 적절히 잘 생각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얼마나 잘하는지에 따라 1달이 걸릴 일이 1주 짜리가 될 수도 있고, 같은 1주일을 노력하더라도 훨씬 더 임팩트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맥킨지, BCG, 베인과 같은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Clarification’이라고 부른다. 경영 컨설팅 기업들은 신입을 채용할 때 4-5번에 걸쳐 ‘케이스 인터뷰’라는 것을 진행하는데 이때 면접관들은 지원자들에게 경영과 관련된 가상의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이것에 대해 30-40분 만에 답을 내기를 요구한다. 인터뷰에서는 보통 ‘A라는 철강 기업의 신사업 성과가 부진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B 투자전문사가 C기업을 인수하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같이 복잡하고 어려운 경영 의사결정과 관련된 질문들이 던져진다. ‘이걸 어떻게 30-40분 만에 생각해서 답변하지?’ 싶을텐데 이렇게 제한된 시간 내에 어려운 문제를 마주할수록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Clarification’이다. 

질문의 난이도가 높다 보니 경영 컨설팅 면접은 ‘경영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어떤 사람도 세상 모든 산업과 비즈니스, 기업에 대해서 다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회사가 해외 진출을 고민 중인데 관련해서 조사 좀 해주세요”라는 요청이 “모레까지 저한테 가볍게 미국, 일본 시장에서 A업체, B업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려 주세요”가 된 것처럼 상대방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를 원하는지를 잘 찾아가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바로 ‘Clarification (명료화)’라고 한다. 실제 컨설팅 면접에서도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보다는, 바로 이 ‘Clarification’을 초반에 얼마나 잘했는지에 따라 당락의 90%가 결정된다.

우리의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보고서 작업은 적절한 ‘Clarification’을 통해 최상위 목표를 잘 파악하고, 얼마나 업무의 방향성과 범위를 잘 설정했는지가 성패의 90%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