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스터디, 꼭 해야 하나요?
취업 스터디, 꼭 해야 하나요?

취업 스터디, 꼭 해야 하나요?

[커리어 좀 아는 선배] 취업 스터디, 꼭 해야 하나요? 남들 다 한다고 무작정 따라 하지 마라

취업 스터디, 꼭 해야 하나요?

취업 준비 중인 후배 분들, 특히 경력이 없는 예비 대졸자 분들께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배는 취업 스터디했어요? 팀원은 어떻게 구했고, 어떤 방식으로 했어요?” 

이에 답하기 전에 본론부터 말하면, 저는 취업 스터디 안 했고 여전히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느 한 취준생의 이야기

때는 수년 전, 제가 첫 취업을 준비하던 어느 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목표로 하는 기업이 3군데 정도 있었고, 서류 제출과 면접이 두어 달 정도 남아 있었죠.

제 주변에는 취업 스터디로 바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일주일에 4번, 하루에 8시간씩 취준생들끼리 3-5명 정도 모여서 스터디를 하고는 했어요. 

저는 당시 관심 있던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9시부터 6시까지는 회사 일을 해야 하니, 저녁에는 남들처럼 오랜 시간 스터디를 할 수 없었죠. 저는 다른 경쟁자 분들 대비 훨씬 제한된 시간 속에서 효율적으로 취업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일반적인 취업 스터디 대신, 다른 방법을 선택했어요. 있는 인맥, 없는 인맥 깡그리 다 끌어 모아서 실제 제가 목표로 하던 기업에서 근무 중이셨던 현업 선배님들을 만난 거죠. 

(제가 원래부터 되게 싹싹하고 그런 스타일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제 인생 철칙 = “궁하면 통한다”

그렇게 저는 업체별로 1-2명의 선배를 만나 직접 그분들께 인터뷰를 부탁했고, 피드백을 받고 계속 스스로를 다듬어 나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투입했던 시간은 선배 한 분당 1-2시간, 다 합치면 10시간도 안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인터뷰 후에 피드백을 몸으로 체화(?)하는데 드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인터뷰 한 번 끝나면 1주일 정도는 내내 선배한테 들은 피드백을 곱씹으면서 보냈어요. 

‘남들은 일주일에 32시간씩 스터디를 하는데 나는 이래도 되나?’라는 불안감은 여전했지만, 회사를 다니는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을 선택한 것이니 믿고 가기로 했죠.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반전의 결과, 과연 내가 잘나서일까? 

운이 좋게도 그해 1분기 저는 목표로 했던 3군데 기업 중 1곳에 합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의아했던 건, 당시 스터디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썼던 친구들은 생각보다 원하는 좋은 결과를 빠르게 얻지 못했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들 능력 있는 친구들이라 원래 목표하던 기업과 다른 곳을 가거나,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더 시간이 걸린 경우는 있었으나 결국 그해 안에 다들 직장을 구하기는 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기업에 빠르게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 과연 제가 다른 친구들보다 잘나서 그랬던 것이었을까요? 

아뇨. 저는 여러 가지 운이 잘 따라줬고, 특히 취업 준비에 있어서 우연하게 남들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했던 것뿐이었습니다.

취업 스터디 준비의 함정

친구들과 제가 쓴 시간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친구들: 1일 8시간 X 일주일 4번 = 32시간

저: 선배 1명당 1-2시간 X 일주일 1번 = 1-2시간

선배들과의 인터뷰 후, 혼자 선배의 피드백을 복기하는 시간을 6-8시간 정도로 잡아도 일주일에 최대 10시간 밖에 안되죠.

32시간 vs. 10시간, 시간으로 치면 제가 무조건 집니다. 근데 왜 결과는 완전히 반대로 나온 걸까요?

문제는 효율성입니다. 친구들이 서로 주고받은 피드백, 그리고 제가 현업 선배에게 받은 피드백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었던 거죠. 

업무·채용 경험이 부족한 취준생들끼리 서로를 인터뷰하고 평가해주는 건, 아무래도 실제 현업·인사 담당자의 관점과 크게 다를 수 있어요. 이 경우 자칫 잘못하면 설익은 정보와 더불어 왜곡된 평가를 주고받을 위험이 있죠. 

실제로는 충분히 실력 있는 사람이 불필요하게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고,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 본인의 부족함을 모르는 상황이 생기기 쉽습니다. 

저도 현업 선배에게 받은 피드백과 주변 친구들에게 들은 피드백이 달랐고, 제게 정말 유의미했던 피드백은 결국 현업 선배분들이 주셨던 피드백들이었어요.   

취업 준비, 본질에 집중

그래서 저는 지금도 후배들이 제게 취업 스터디의 필요성을 물어오면 “NO”라고 대답합니다. 차라리 아는 인맥 동원해서 관련된 산업, 기업에 있는 지인 분들을 소개해주죠. 

취업에 있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채용한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이 해당 직군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냐는 건데, 그렇게 되려면 해당 산업과 직업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맞겠죠.

단순히 취업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이 사실 다 그렇습니다. 사업, 경영, 전략, 기획… 이와 관련해서는 또 다른 글로 제 생각을 풀어볼게요 🙂

이 글을 보시는 취준생 분들도 남들이 한다고 무작정 다 따라 하시기보다, 주변의 잡음을 걷어내고 정말 의미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빠르게 취업에 성공하시기를 바랄게요. 

P.S. 취업은 연애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들끼리 연애 어떻게 할지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겠죠? 차이더라도 용기 있게 고백해보거나, 연애를 잘하는 주변 사람의 태도·장점들을 보고 빠르게 흡수하는 게 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