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IT 스타트업 이야기] 사람들은 작고 쉬운 것일수록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큰 문제를 풀어야 한다’의 의미
스타트업 업계에 계신 분들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법한 말이 있다. 바로 ‘큰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듯하게 들리면서도, 사람에 따라 생각보다 피부로 와닿는 말은 아닐 수도 있다. 특히 본인이 사업을 직접 해본 적이 없거나,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일수록 충분히 더 그럴 수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나 VC가 이런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일단은 큰 시장을 노려야 그만큼 큰 기업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위험은 큰데 수익은 적은 걸 바라는 사람은 없다
스타트업과 VC는 근본적으로 High Risk, High Return을 노리는 집단이다. Low Risk, Low Return을 원한다면 굳이 스타트업을 직접 만들거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스타트업을 세우거나 투자를 할 때는 거의 무조건 High Risk를 지게 되는데, Low 또는 Mid Return을 취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시장이 크면 그만큼 치고 들어갈 빈틈도 많고, 취할 수 있는 것도 많다
또한 설령 대박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큰 시장을 노리게 되면 뭐라도 남는 or 뭐라도 떨어지는 것이 있을 확률이 높다. 태풍이 불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했다.
모바일 붐이 불면서 수많은 데카콘, 유니콘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렇게 조 단위 회사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 모바일 붐을 타고 100억, 200억 이상으로 성장한 수많은 신생 기업들이 생겼다.
또한 시장이 클수록 치고 들어갈 여러 가지 빈틈이 더 많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또한 빈틈을 치고 들어갔을 때 그만큼 취할 수 있는 과실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다.
그런 의미로 보면 큰 문제, 즉 큰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작은 시장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쩌면 더 경쟁도 적고 덜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작고 쉬운 것일수록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사람들은 작고 쉬운 것일수록 경쟁이 적고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인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작고 쉬운 것일수록 진입 장벽이 낮고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해 더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작은 그릇을 두고 여러 명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데다, 승자가 된다고 한들 남는 것이 별로 없게 된다. 고생은 똑같이 하고, 시간도 똑같이 썼는데 남는 것이 더 적다면 과연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High-investment, Low-return인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차라리 큰 시장을 노린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같은 고생, 같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Mid-return 이상을 가져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도전하는 사람도 적어서 오히려 경쟁이 더 적은, Low-risk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차리셨거나,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본인이 너무 작은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VC의 돈은 둘째치고 본인의 인생을 5-10년 이상 투자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과실이 너무 작은 것이었음을 깨닫기 전에 미리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